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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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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기고문] 기후변화 시대의 산불 예방과 복원, 무엇이 필요한가

금년에도 연례행사처럼 큰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피해는 더 커졌다. 안타깝게도 수많은 사람들이 고귀한 생명을 잃었고, 이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슬픔을 안겨줬다. 그뿐만 아니라, 국토의 건강을 지키는 생태자원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 탄소를 흡수해야 할 숲이 불에 타 사라진 것은 물론 그 숲이 20년 넘게 자라며 흡수해야 할 탄소를 단 며칠 동안에 발생시켰다. 


  개인의 작은 실수가 불을 지폈고, 그 실수는 환경변화로 산불의 위험성이 훨씬 커진 것을 간과하여 발생했다.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듯이 기후변화는 이미 현실이 되어 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호주 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발생 배경을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변화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기후변화로 겨울 기온이 크게 상승하면서 눈 가뭄 현상이 나타나고, 봄철의 기온상승은 증발산량을 증가시키며 생물이 필요로 하는 물 부족현상, 즉 생태적 가뭄을 유발하며 생태계 전반을 건조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기후변화 시대의 소나무는 이전과 달리 겨울철 온도상승으로 광합성을 하고 물을 소비하여 물 부족을 부추겼다. 불이 발생하는 세 가지 요인 중 연료를 말리는 기후조건이 이처럼 악화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은 이러한 변화를 아직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산불의 위험성이 커지는 배경을 포함하여 산불예방을 위한 대국민 생태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또한 산불피해지 복원계획이 필요하다. 복원계획이 준비되려면 우선 피해지역에 대한 체계적이고 상세한 현장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그 지역에서 산불과 같은 교란이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에 성립할 수 있는 생태계, 즉 참조생태계와 비교하여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채워 온전한 모습을 되돌릴 것인가를 담아내야 한다. 


   복원은 단순한 복구가 아니라, 진단평가, 참조생태정보 수집, 이를 바탕으로 한 복원계획 수립, 실행, 모니터링, 순응관리, 효과 평가라는 일련의 절차를 거쳐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내 복원사업에서는 진단평가가 종종 생략되거나, 그 결과에 기반한 복원의 수준과 방법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비용과 에너지의 낭비로 이어지며, 복원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참조생태정보도 거의 활용되지 않고, 사업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즉, 모델이 없고 목표가 없는 복원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복원사업에서 철저히 배제되어야 할 외래종이 도입되는 경우도 많고, 생태적 공간분포를 크게 벗어난 외지 종 (일명, 국내 외래종)이나 더 큰 생태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적합한 미소 서식처를 벗어나 도입생물들이 배치되는 경우도 많았다.


  복원이 실행된 후에 진행되어야 할 과정도 생략되는 경우가 많았다. 복원 후 진행되어야 하는 모니터링은 이루어지지만 사업초기에 복원의 목표가 되는 참조생태정보가 활용되지 않아 효과적인 순응관리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복원의 효과 평가도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사업의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해 수준 높은 연구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에는 그야말로 바른 복원을 실현하여 산불 발생 규모와 빈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하여 선진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듯이 산불에 내성을 갖는 식물들을 산불 위험이 높은 장소에 배치하는 방화수림대를 조성하여 산불 피해를 줄이는 방법도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 또 자연 스스로 진행하는 복원을 수용하고, 적극적 복원은 필요한 지역에서만 시행하여 비용을 절약할 필요도 있다. 나아가 그 결과를 국제사회에서 평가받아보는 기회를 가져 우리의 복원도 선진 사회와 보조를 맞추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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