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국립생태원 웹진 No.12 봄호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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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작은 반도 국가이지만 넓은 갯벌, 모래 해안, 3,000여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섬 등 다양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다양한 서식지의 형태는 곧 다양한 생물들의 유입과 직결돼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조류는 이동성이 크고 환경변화에 민감한 분류군으로서 관찰 및 현황파악이 비교적 용이하여 지표생물로서 중요한 척도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지구온난화라는 전 지구적 환경문제에 우리나라도 자유로울 수 없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계절변화, 지리적 요충지 등의 요인으로 다양한 철새들이 매년 찾아오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은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과 바다라는 극한 환경에서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된 대표적인 바닷새(해양성 조류)인 ‘슴새’이다. 슴새는 일반적으로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에 살기 때문이다. 이름의 유래는 불분명하다. 섬새가 잘못 발음되어 불려졌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올바른 명칭으로 되돌려 주어야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슴새의 번식

우리나라에서 슴새는 신안군의 칠발도, 제주도 인근의 사수도, 독도 등지의 섬에서 주로 번식하고 이들이 집단 번식하는 지역은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다. 최대번식지인 사수도에서는 1992년에 최대 16,000여 번식쌍이 기록된 바 있으나 2000년도 초 7,000여 번식쌍만이 확인된 이후 전체 6,000여 마리까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된 결과도 있다.

이는 사람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낚시꾼들이 무단 입도하면서 육지에서 따라온 집쥐들의 침입에 의한 알의 유실로 부화실패에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후 일부 퇴치작업과 단속강화 등으로 최근 조사에서는 번식쌍이 늘었지만 방심할 상황은 아니다. 방심하는 순간 ‘슴새섬’에서 ‘쥐섬’이 될 수 있다. 섬생태계는 그들만의 고유성이 존재한다. 엄격히, 온전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보전이 되어야 함은 분명할 것이다.

슴새의 이동경로

최근에는 과학기술 발달의 영향의 일환으로 슴새 연구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 개발된 ICT 기술을 활용한 『GPS-이동통신 시스템 기반의 야생동물 위치추적기(WT-300)』를 이용한 이동경로 추적에 성공하였다.

러시아 Karamzina 섬에서 번식한 슴새 10마리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였고 그 결과, 8마리가 번식지를 떠나 8월경부터 북한의 함경북도, 함경남도 연안을 따라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되었다. 그 중 이동경로가 잘 나타난 3개체 중 2개체는 우리나라의 동해안과 남해안에 머물렀으며, 1개체는 중국 산둥성을 경유하여 남부의 저장성까지 이동하였다.

Karamzina 섬에서 번식한 슴새는 2주 동안 짧게는 814km, 길게는 2,503km 까지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이동경로 연구로 러시아에서 번식하는 슴새는 북한, 중국 등 동아시아 전체를 서식지로 이용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최초로 확인된 셈이다.

앞으로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지속적인 보호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가 동반되어야 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주변국인 러시아, 중국, 일본 등과 협력하는 공동 연구가 필요하며 서식지인 바다와 섬에 대해 보다 세심하고 구체적인 보전과 관리전략으로 이어진다면 슴새와 더불어 섬 생태계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새와 다른 생태특성만큼 번식장소도 특이하다. 5월부터 무인도의 밀사초가 무성한 곳이나 교목이 자라는 하층식생이 없는 바위틈, 땅 속에 굴을 파고 번식하며, 해마다 같은 굴을 이용하기도 한다. 번식력은 매우 약해 흰색의 알을 1개 낳는다. 포란기간은 45~55일이고, 부화 직후의 유조는 잿빛솜털로 덮여 있으며, 새끼를 키우는 기간은 70~90일 정도이다.

먹이는 낮에 바다에서 주로 물고기를 섭취한다. 수면 위를 갈매기보다도 빠르고 낮게 날면서 찾아다니고 잠깐 동안이지만 15m 내외의 잠수능력을 발휘해 먹이를 낚아채기도 한다. 잡은 먹이는 소낭에 보관하였다 밤에 둥지로 돌아와 유조에게 먹이는 모성애를 보인다. 본능으로 살아가지만 새끼를 사랑하는 마음은 별반 다를 게 없음을 보여준다.

박치영(한국환경생태연구소 연구팀장 / 농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