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

전문도서

NIE 에코인사이트 야생동물의 질병

작성일

2017-08-03
작성자

지식문화부

원인체 환경 러한 질병이 자연환경 내에서, 그리고 군집 내에서 하나의 개체에게 실제적으로 발병하 는 형태는 이 공식보다 훨씬 더 복잡할 것이다. 질병 원인체와 동물의 관계는 엄청나게 다양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요인들의 일부는 원인체의 특징일 것이며, 그 중 일부는 동물의 특징일 것이다. 또한 이 밖에 둘 중 어떤 것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요인들이 있는데, 이들을 모두 묶어 환경적인 요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는 질병 은 원인체와 동물 그리고 환경적 요인들의 상호작용에 의한 결과라는 개념으로 귀결된 그림 2.10 ▲ 원인체, 동물, 환경 요인의 관계는 원인체와 동물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균형을 이루는 받침점으로 작용하는 환경 상태가 만드는 시소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 관계는 (a) 비교적 균형적인 상태, (b) 동물 쪽으로 기울어진 상태, (c) 원인체 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구분할 수 있다. 다(그림 2.8), 원인체 AQ 환경 그림 2.8 - 역학적 삼각형은 질병 원인체, 동물과 환경의 다른 면 사이의 상호 관계를 나타낸다. 그림 2.9 ▲ 원인체 - 숙주 - 환경의 삼각형을 질병을 다를 때 모든 세 가지 면을 생 각하려는 요구를 상징화한 캐나다야생동물보건협력센터(Canadian Cooperative wildlife Health Centre)의 로고에 포함시켰다. 이 시소를 이용한 상징법은 세 개의 요인들이 각각 변수로 작용함으로써 그 셋의 관 계가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 간혹 균형이 숙주 요인의 변화나 환경적 요인이라는 지렛대의 상대적인 위치 변화로 인해 숙주동물들에 게 무게가 실리면 건강 상태가 유지될 것이다(그림 2.10b). 그러나 병원 원인체에게 무게 가 실리면 동물에게는 기능 장애 또는 질병이 발생할 것이다(그림 2.10c), 2003년 브라운 (Brown) 등이 숙주 기생체의 관계에 적용했던 상황 의존적' 이라는 표현은 질병을 전반 적으로 이해하는 데 있어 유용하다. 특정 정황이나 상황에서 원인체와 동물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하지만 이와 다른 상황에서는 동물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질병의 상황 의존적 성격을 설명하기 위해 풀을 뜯어먹고 사는 포유동물의 장 속에 사는 기생충이 병원체로 작용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기생충의 생활사는 직접적이다 (병원체의 생활사가 완성되는 데에는 단 1종의 척추동물만 필요하다). 동물의 분변과 함께 밖으로 떨어 진 기생충 알은 땅에서 부화하고, 태어난 유충은 식물로 기어 올라간다. 이 유충을 동물 이 먹으면, 기생충은 동물의 장 속에서 성충으로 자란다. 앞에서 언급한 균형의 개념에 서 보았을 때 기생충의 상대적인 영향력은 기생충 한 마리 한 마리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능력과 장 내에 존재하는 기생충의 마리 수와 상관관계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 생충의 병원성과 균형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힘은 기생충이 체내로 침입하는 것을 막는 동물의 능력, 들어온 기생충을 구제할 수 있는 능력, 기생충에 의해 생긴 유해한 영향들 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자신이 필요한 에너지와 기생충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이처럼 동물의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은 개체의 유 이러한 관계는 역학적 삼각형' 이라 불리기도 한다(역학은 군집 내 질병의 발병에 대한 연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개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캐나다야생동물보건협력센터 (Canadian Cooperative Wildlife Health Centre)(그림 2.9)의 로고에도 이 삼각형을 포함시켰다. 위 세 가지 요인들의 관계를 묘사하는 또 다른 방법은 병원 원인체와 동물을 환경적 요인이라는 지렛대 위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모습으로 시각화하는 것이다(그림 2.10).

환경적 요인은 질병 발생과 시간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 면, 살충제를 뿌린 지역에 바로 중독이 발생하는 것, 비가 내린 직후 모기가 번식에 이용 할 물을 얻을 수 있게 됨에 따라 매개 질병(vector-borne disease)이 발생하는 것과 같은 경우 | 들이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비가 오는 것과 그 효과 사이에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1993년 모스(Moss) 등은 전년도의 초여름 강우량이 붉은뇌조(red grouse)에서 배출된 모양선충(Trichostrongplus tenuis) 충란수 변동 유형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앞에서 언급했던 도토리, 사슴쥐, 진드기, 라임병의 예로 볼 때, 라임병으로 인한 인간에 대한 큰 위험은 도토리가 많이 열린 해로부터 2년 후에 찾 아왔으며(Jones 등, 1998), 2년 전 6월의 습윤지수 (moisture index)를 반영하고 있었다.Subak, 질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환경적 요인을 생각할 때, 기후 같은 거대요소 (macroelements)와 진드기 유충이 다음 숙주를 찾을 수 있을 때까지는 살고 있을 법한 숲속 나뭇잎더미 아래 또는 굴속의 온도와 습도 같은 미세 환경(microenvironment)적 요인을 함 께 고려해야 한다(그림 7.1), 콜로라도 진드기열(Colorado tick fever)과 관련된 환경적 요인에 관한 연구(Carey 등, 1980)는 25년 전에 이루어졌음에도 여전히 이러한 연구가 어떻게 진행 | 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델로 남아 있다. 또 하나의 경관 연구의 예로는 캘리포니 아 코요테에서 실시한 심장사상충 분포에 대한 연구를 들 수 있다(sacks 등, 2004), 질병 발 생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인들은 불규칙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환경적 소음 (noise)'들 안에서 중요한 요인들을 찾아내기는 매우 어렵다. 2002년 조젠yonzén) 등은 '연 구 대상 개체군에서 고려 대상에 넣어야 할 환경적 소음이란 하나의 비생물적 요인뿐만 아니라 출생률과 폐사율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비생물적 요인과 생물적 요인의 복합적 2002). 영향을 뜻한다.'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스와 피로 '스트레스'라는 용어는 모든 종의 질병과 관련된 문헌에서 빈번히 나타나며, 현대 생활의 스트레스' 또는 영양상의 스트레스'와 같이 매일 사용하 는 일상 어휘의 한 부분이 되었다. 스트레스에는 많은 정의가 있지만, 대개는 입력(자극), 입력의 처리, 출력(반응)을 포함하는 복잡한 과정이나 체계로 여겨진다. 1991년 레빈 (Levine)과 우르신(ursin)은 “이러한 체계는 다른 수많은 생물학적 과정들에 영향을 미치 며, 유기체의 자율 조절(self-regulating) 체계를 향한 명백한 공격이 있을 때, 경보를 울리거 나 공격을 막아내는 등 종합적인 기능을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필자는 이 체계에서 반응을 유도하는 자극을 스트레스 요인(stressor 이라 부르고자 한다. 동물의 항상성 평형 상태(thomeostatic equilibrium)를 위협하거나 방해하는 모든 것이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이들의 강도와 지속 시간은 다를 수 있다. 이는 날씨, 먹 김영준 그림 7.1 ▲ 고라니의 과도한 진드기 감염, 무분별한 환경의 파과는 생물다양성의 감소를 야기한다. 이러한 다양성 감소는 훼손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설치류와 같은 특정 종의 창궐을 야기하며, 이와 더불어 가생체들도 증가한다. 결국 주변의 숙주동물에게 가생체 및 감염성 질병을 전파 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생체이물(Xenobiotic)'이라는 단어(그리스 어로 xenos은 이물', bios는 '생명체'를 뜻한다.)는 독성 학에서 사용되고, 유기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 아닌 외부물질을 일컫는다. 독성학의 일반적인 특성 독성물질과 동물 사이에 일어나는 가장 첫 번째 단계는 감염성 질병에서 발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노출' 이다. 몇몇 독성물질은 흡입이나 피부를 통해 흡수되지만(예: 숲이 나 농토에 있는 새에게 살충제를 뿌리는 경우), 야생동물에게 영향을 미치는 대부분의 독성물질은 먹이나 물과 함께 소화 기관을 통해 흡수된다(그림 9.3), 독성물질이 야생동물에게 이르는 일반적인 경로는 표 9.1과 같다. 독성물질의 노출 정도는 독성물질과 야생동물의 분포, 존재하는 독성물질의 양, 야 김영준 | 표9.1 | 각 독성물질들이 야생동물에 도달하는 경로 그림 9.3 ▲ 농약 중독으로 폐사한 수평의 모이주머니에서 확인되는 염색된 공들. 우리나라에서는 야생조류를 밀렵하기 위한 방법으로 살충제 등을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 경로 흡입 사례 살충제가 뿌려진 지역의 동물에서 발생할 수 있다. 피부를 통한 흡수 몇몇 유기인제 살충제 생동물이 노출될 수 있는 독성물질의 비율 등에 의해 결정된다. 독성물질의 분포는 지 역적으로 제한되어 있거나 넓게 퍼져 있을 수 있다. 독성물질의 지역적 분포는 공장 등 에서 발생하는 폐수 등과 같은 고정오염원 점오염원' (공장, 사업장, 발전소, 광산 등 고정된 곳에서 오염이 발생되는 것을 고정(점) 오염원이라 하며 자동차, 기차, 기선, 항공기 등 오염 발생원이 고정되지 않는 것을 이 물에 함유 셀레늄, 염, 녹조나 적조의 독 물새류의 납 중독, 살충제 과립의 섭취, 도로의 염 과립의 섭취, 백색인의 섭취 독물 미립자의 직접 섭취 식물의 섭취 곡물이나 종자의 진균독, 셀레늄, 청산염 동오염원이라 한다. 이동오염원은 제각기 공해 방지 설비를 해야 하지만 고정오염원은 집단화하여 공해 방지 설비 식물에서 혼합 목초지 물새류의 diazenon, 제련소 주변 식물의 오르화물(불화물) 를 할 수 있다. 비점오염원은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산재되어 있는 오염원을 말한다. 표면이 오염 광산의 남은 부스러기에 있는 납 고정오염원의 상대적 개념으로 공장, 생활하수 등 고정된 오염원이 아닌 곳에서 발생되는 오염원을 일컬으며, 농약, 흙이나 침전물의 섭취 검정파리 구더기에 있는 Type C 보툴리눔 독소, 패류의 도모산, 지렁이에 있는 DDT 무척추동물의 섭취 비료의 살포 결과 하천 유역에 유입되는 오염이 이에 속한다. - 옮긴이)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언급되기 도 한다. 고정오염원에서 발생하는 독성물질은 바람이나 물을 통해 퍼질 수 있으며, 그 분포는 오염원을 확인하는 데 있어 중요한 특징이 되기도 한다. 독성물질이 넓게 분포 하고 있다는 것은 독성물질의 전반적인 노출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어류에 있는 수은, 맹금류의 유기염소 독성 청소동물로서의 먹이 활동으로 중독된 동물을 먹고 발생하는 독수리류의 디클로페낙 (diclofenac), 수리류(eagle)의 바르비투르(barbiturate), 콘도르와 수리류 의 납, 맹금류의 카르바메이트(carbamate) 청소동물 활동을 통한 척추동물 먹이의 섭취

이전 다음 야생동물의 질병(표지).jpg

내용

다양한 학문과 다각적 주제로 야생동물의 질병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실용적인 토대를 제공하는 최고의 입문서!

“질병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접근해야하는가?”

“인간과 가축, 야생동물이 공유하는 질병은 무엇인가?”

“야생동물의 질병은 왜 관리되어야 하는가?”

매년 심각하게 문제되는 조류인플루엔자(AI), 메르스(Mers), 사스(SARS), 한타바이러스 등

인간과 질병을 공유하는 야생동물 질병 관리의 중요성

최근 들어 조류인플루엔자(AI), 메르스(MERS), 사스(SARS) 등 야생동물과 가축 혹은 인간과의 상호 질병이 많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가축과 인간의 질병이 야생동물과 관련 되어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환경오염과 생태학적 인자로 영향을 미치는 야생동물의 질병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야생동물의 질병>은 위대한 수의병리학자인 ‘게리 우베저’의 명서로 30년 이상의 연구 결과와 경험을 토대로 집필한 명서입니다. 현대의 생태계는 인간 활동의 영향으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야생동물의 질병이 창궐하여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통제하기 위해 야생동물의 질병은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고 왜 창궐하게 되는지 이해함으로서 야생동물의 질병을 관리하고, 생태계 건강을 도모하자 함이 국립생태원이 이 책을 발간하는 목적입니다.

<야생동물의 질병>은 야생동물과 가축, 인간의 질병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러한 상호관계를 다각적이며 생태적인 인과관계로 풀어나가는 책입니다. 몇 십 년 전만 하여도 한국에서 야생동물의 질병은 그다지 주목 받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발생하는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인수공통질병)인 조류인플루엔자(AI), 메르스(Mers), 사스(SAS) 등은 가축과 인간의 질병이 야생동물과 관련 되어 있고 ‘우리가 앞으로 야생동물의 질병을 어떻게 관리해야 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야생동물의 질병>은 야생동물 질병에 대한 본격적인 입문서로 질병의 본질이나 질병 발현의 원인 그리고 질병을 어떻게 기술하고 측정하는지, 질병이 어떻게 번져나가고 영속화되는지, 동물 개체나 동물 개체군의 질병이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와 같은 매우 기본적인 궁금증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그리고 개별 병인체가 동물 개체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기 보다는 질병의 발생 원인과 질병 병인체 및 환경, 숙주 개체군 사이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지은이 소개>

게리 우베저

캐나다 서스캐처원(Saskatchewan) 주 출신이다. 1951~1952년 가축에서 발생학 구제역 조사를 보조하면서 수의학을 알게 되었다. 올레 닐슨(Ole Nielsen) 박사의 권유로 1969년 서스캐처원 수의과대학에 합류한 후 서스캐처원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1973년 수의병리학 조교수로 임명된다. 현 서스캐처원 교수로 140편 이상의 논문과 야생동물의 질병에 관한 학술총서를 다수 집필하였으며,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독창적인 견해와 야생동물 질병의 포괄적 접근 방법으로 동물병리학의 새로운 획을 그은 위대한 수의병리학자다.

김영준(대표역자)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국국제협력단 해외 봉사 단원으로 방글라데시에서 2년간 활동하며 야생동물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서울대학교 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선임수의사로 활동하며 다친 야생동물을 돌보는 일을 하였다. 또한 문화재청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질병을 포함한 전반적인 야생동물의 생태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는 국립생태원 동물병원부에 근무하며 전시원 동물의 보건뿐만 아니라 멸종위기 동물의 보건과 보호에 힘쓰고 있다.